2017년 12월 26일 화요일

화두공안(話頭公案) - 제1관


<여하시 임군 왕서의(如何是 任君 往西意)오!?>

납승(衲僧)이 와서 묻되
“여하시 조사서래의(如何是 祖師西來意,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이 무엇이오니까)오!?” 하니
조주(趙州)스님 왈(曰),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 뜰 앞에 잣나무)이니라.” 한다.

또 다른 승(僧)이 와서 묻되
“여하시 조사서래의오!?” 하니
조주스님 왈,
“판치생모(板齒生毛, 대문니에 털이 났느니라)이니라.” 한다.

자!
조주의 왈의(曰意)가 무엇이며, 공안낙처(公案落處)가 어디인가!?

조조전래(祖祖傳來) 1700공안이 있어 조계(曹溪)를 이루었으니, 그 하나를 타파(打破)하여 일체를 통하고, 천하를 안온(安穩)케 한다.

그러나 세월 따라 시절 따라 사람의 근기가 다르고, 근기 따라 병이 달라 약방문이 다르다.
여기에 또한 시절 따라 해결해야 할 공안이 있으니, 누가 나서서 능(能)히 이루어 상락아정(常樂我淨) 안심입명(安心立命)을 이루겠는가!? 자! 한번 해결해 보라!

조동아리들이 나불거리기를,
“여하시 임군왕서의(如何是 任君往西意, 임군이 서쪽으로 간 뜻이 무엇이오니까)오!?” 하니
앞잡이가 말하기를,
“바지가 남의 바지 속을 더듬으며 불장난을 하다가, 바지 속에서 오줌을 쌌느니라!” 한다.

자!
누가 과연 이 은산철벽(銀山鐵壁)을 타파하고
공안낙처를 찾겠는가!?

세월이 수상하니, 화두공안(話頭公案)도 별별안(別別案)이다.

지난날 연작(燕雀)이 와서 묻되
“노공(盧公)이 부엉이 바위에 오른 뜻은 무엇이오니까!?” 하니,
홍곡(鴻鵠)이 답하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떼놈이 먹느니라!” 한다.

연작이 또다시 묻되
“정공(鄭公)이 무슨 재주로 머리도 안 들어가는 창구멍으로 뛰어내렸습니까!?” 하니
홍곡이 이르되
“동작동 현충원이 한수(寒水)위로 가느니라!” 한다.

연작이 재차 묻되
“요사이 홍공(洪公)이 안하무인(眼下無人)인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하니
홍곡이 답하되
“천기를 누설(漏泄)하면 동서가 뒤바뀌고, 낙점(落點)이 낙수(洛水)로 가느니라!” 한다.

연작이 연이어 묻기를
“동쪽에서 어르니, 황급(遑急)히 서쪽으로 대가리를 처박고 절을 한다는데, 병신과 등신과 머저리와 호구는 어떻게 다릅니까!?” 하니
홍곡이 답하되
“동남도(東南道)의 빙신쪼다가 구들장을 지고 누워, 천정을 쳐다보고 눈을 부라리니, 이를 일러 구들장군이라 하느니라!” 한다.

모두가 죽기로써 궁구(窮究)하고 참구(參究)해 안심입명처(安心立命處)를 찾아보라!!

<작성 - 2017년 12월 25일(음력 11월 8일)>